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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총선 리뷰 -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169회

12/05/02 13:10(년/월/일 시:분)


http://www.youtube.com/watch?v=dqk8RNQdJK8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169회] 시사단두대

- 당연하지만 김어준은 사과하지 않았다. 이 사람은 죽어도 사과는 안 할 사람이다. 하긴 사과할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총선 직전에 2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민간인사찰, 둘째는 김용민 막말.

1. 민간인 사찰 건은 폭로 직후에는 민주당에게 처음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을 추월하는 기회를 제공했으나, 새누리당에서 긴급히 "80%는 참여정부 시절 문건이다" 라고 대응한 이후 오히려 급격히 지지율을 높일 수 있었다.

즉 민간인 사찰 자체는 새누리당에게 악재였으나, 이를 긴급히 대응하고, "이대로는 지겠다. 우리가 똘똘 뭉쳐야겠다"는 위기의식을 불어넣어 극적인 지지율 상승을 가져올 수 있었다.


2. 반면 김용민 막말 건은, 폭로 직후 지지율의 변화가 며칠 동안 없었다. 사람들은 민주당이 이것을 어떻게 대응할지 기다린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3일 후부터였다.

이 지점이 아쉬운 지점이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은 긴급히 대응했기 때문에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는 역전의 기회를 마련했으나, 민주당은 우유부단하게 며칠동안 결정을 미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놓쳤다. 실제로 김용민의 사퇴 거부, 삼두노출 퍼포먼스 이후 (민간인 사찰 때와 비슷하게) 지지율이 반등했고, 이는 총선 이후까지 지속되었으나 총선 시점에서는 안타깝게도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시점에서 김어준이 한명숙 대표의 느린 결정에 불만을 표출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어준은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말 못할 내부적인 사정이야 있었겠지만, 이 사람은 철저히 진영 논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쪽 사람에게는 절대 나쁜 말 안 한다. 그래서 안 한 것 같다.


하여튼 김어준의 결론은 이렇다. 김용민 막말로 비례대표 몇 석을 잃은 것은 인정. 하지만 지역구의 박빙 대결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김용민 출마는 처음부터 나쁜 선택이었고, 새누리당에서 바라던 바였으나, 우리는 그럴수록 더 하고 싶었다. 질 줄 알았지만 일부러 싸운 거다. 그러니 뭐라 하지 마라.



또 하나. 김용민 막말 때, 지상파 방송에서 엄청나게 때려 댔다. KBS 뉴스에서는 심지어는 김용민 막말을 3꼭지 연달아 방송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드라마 중간에 속보로 "김용민 사퇴 권고"를 자막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오히려 조중동 보수 언론이 의제설정 능력을 상실한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는 지상파 언론의 편파 방송이 더욱 빛을 발했다. 오히려 파업중이었기 때문에 여과없이 이용이 가능했던 것 같다. 민주당에겐 명백한 악재였다.

물론 본인들은 방송을 지키기 위해서 파업을 했겠지만, 오히려 그들이 빠져나간 사이 빈집털이를 당한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이번 정권이 절대로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친 정권 인사들을 어떻게든 대선까지 억지로 끌고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업은 길어질 것이다. 노조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방송의 관치화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오히려 이 시점에서 타협하고 파업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다소 치욕스럽지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김어준이 아니라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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