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출판
06/06/23 14:49(년/월/일 시:분)
스즈미야 하루히는 우울하다.
얼굴도 예쁘고, 그래서 인기도 좋지만 우울하다.
공부도 잘하고, 그러면서 운동도 잘하고, 심지어는 악기도 잘 다루지만 우울하다. 남자도 일주일마다 갈아치우면서 사귀어봤지만 그래도 우울하다. 평범한 인간으로는 안 되는가 싶어서 우주인과 교신을 시도해봤지만 그래도 우울한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녀는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심심한 날, 친구가 필요한 날. 나는 나는 친구를 만들죠. 아 신기한 친구, 귀여운 친구. 내가 만든 친구, 그 친구는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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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凉宮ハルヒの憂鬱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오로지 그녀가 우울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들이다. (자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녀가 바라는 것은 현실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 주변에서는 온갖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거짓말처럼 현실로 벌어지며, 이것은 그녀의 저돌적인 성격과 맞아떨어져 아주 그냥
독자들이 보기에 재미있는 판타지를 선사한다. 사실 이것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어차피 독자는 작품에서 현실이 아닌 환상을 얻고 싶어하며, 이는 스즈미야 하루히가 원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래서 그녀가 추구하는 단편적인 오락성은 경박한 독자에게도 공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다. 현실에서 벗어나 환상에서 답을 찾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우울은 다시 찾아온다. 그녀는 마치 단순히 심심하다는 이유로 칭얼대는 어린애처럼 주위에 피해를 주고, 그런 그녀를 어떤 비밀의 조직이 부모처럼 품에 안고 어르고 달래주는 패턴이 반복되며 세계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녀를 우울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은, 우리가 다들 알고 있듯이 매우 진부하지만 당연하게도, 사랑이다. 사랑은 환상을 어떤 형태를 가지고 현실에 머무르게 하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즈미야 하루히가 사랑을 하면 세계가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고 잠잠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스즈미야 하루히는 무시무시한 악당과 그를 물리치는 정의의 용사를 한 몸에 가진 자웅동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이 소설은 웬만해서는 대상을 안 주는 스니커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애니메이션 잘 만들기로 유명한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안 그래도 재밌는 원작을 더욱 뛰어나게 초월이식하여 뭇 애니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여러분도 일견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