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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돈 쥬앙 Don Juan - 평생 연애만 하고 산 남자

06/09/05 12:43(년/월/일 시:분)

돈 쥬앙은 스페인의 전설적인 바람둥이로, 무려 1000명이 넘는 여자와 연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평생 연애만 하고 산 것이다. 이 사람이 유명해진 것은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이런 삶도 꽤 괜찮은 삶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키에르케고르는 그의 첫번째 저서 '이것이냐 저것이냐(1843)'에서 돈 쥬앙을 '미적 실존'의 예로 들었다. 비록 연애가 순간적이고 일시적이라서 언젠가는 권태가 오지만, 이런 연애도 계속 하면 결과적으로는 연애를 평생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연애를 할 때는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존중하고 충실하게 대하며 정열을 불태우지만, 연애 감정이 식으면 가슴의 불꽃이 꺼지기 전에 열정을 계속 불태울 다른 대상을 찾아서 연애를 계속해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애는 어떤 종류의 사랑을 말하는가? 나는 이것을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의 분비에 따른 것으로 본다. 이것은 사랑을 하는데 분비되는 호르몬 중에 가장 지속 기간이 짧고 강력한 것으로서, 마약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중독성이 강하고 금단증상 또한 심하다. 물론 이를 보조하기 위해 효과가 약한 대신 지속기간이 긴 옥시토신, 도파민, 엔돌핀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지만, 그 어떤 것도 페닐에틸아민만큼 강한 자극을 주지는 못한다.

문제는 페닐에틸아민의 지속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강한 만큼 몸에서 항체를 빠르게 형성하여 호르몬을 파괴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게는 몇개월에서 길게 봐야 1년 6개월 정도에 불과한 기간이 지나면, '쾌락-권태-절망'이라는 잔인한 미적 실존의 사이클을 반복하게 된다. 아무리 돈 쥬앙이 1000명이 넘는 여자를 갈아치워가며 쾌락을 평생 유지하려 했다 하더라도, 그 만큼의 권태와 절망의 기간 또한 결코 짧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것이 싫으면 '윤리적 실존'(양심)이나 '종교적 실존'(신앙)으로 극복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미적 실존보다 권태-절망의 기간이 짧거나 없고, 비교적 영속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쾌락도 덜 하다.

즉 이것은 선택의 문제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http://news.naver.com/news/read.php?office_id=053&article_id=0000005086
[주간조선] 열애의 지속기간은 2년? - 사랑은 왜 식는가
그렇다면 왜 사랑이 식는 것일까? 뇌 과학자들은 사랑에 빠져들 때 마치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황홀감을 느끼게 하는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이라는 호르몬의 지속성이 아무리 길어봤자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흔히들 배우자가 외도에 빠져 번민하는 사람에게 “눈 질끈 감고 2~3년만 기다려봐. 제정신 차리고 돌아올 거야”라고 충고하는 것도 사랑의 지속기간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볼 때 이런 충고는 반쯤만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2~3년 후에 애인이 바뀌면 어리석게도 뇌는 또다시 다량의 페닐에틸아민을 새로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끝없이 애인을 바꿔가며 재미를 보는 ‘상습적 바람꾼’이라면 배우자가 아무리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봤자 사랑 중독증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다.

http://kin.naver.com/db/detail.php?d1id=11&dir_id=1101&eid=dsCAzzHhI/t0iWiHZbCBPunYvxYNIDY7&qb=xbC/obijxMmw7bij
키에르케고르의 인간 실존 세단계는 뭘까요??
wony1106jw: 이 어려운 걸 궁금해하다니...
...물론 이것은 그가 30대에 파혼을 한 직후에 한 생각이고, 40대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기 때문에 그 생각이 발전할 여지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기 바란다.

http://blog.naver.com/candlep64/60028146288
피카소와 그의 여인들
피카소는 여인들과 평균 10년 주기로 동거를 했다. (중략) 훗날, "서른 살의 젊은 여인이 어떻게 곧 여든이 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냐"는 말에 그녀는,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년과 결혼했어요. 오히려 늙은 사람은 나였지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피카소에게 언제나 "나의 주인님"이라 부르며 헌신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을 바쳤다.
...이 사람은 나의 주인님;;;

http://www.xacdo.net/tt/rserver.php?mode=tb&sl=415

  • qnso 06/09/05 13:17  덧글 수정/삭제
    '그 만큼의 권태와 절망의 기간 또한 결코 짧지 않았을 것이다.'
    '권태와 절망의 기간'이 오기 전에 빨리 다른 '쾌락' 을 찾지 않았을까요 ^^; 1000명이나 사귀었다면..

    흥미로운 글 잘 봤습니다.
    이렇게 과학과 적절히 믹스된 글을 보면 재미있어요 +_+/
    • xacdo 06/09/05 13:39  수정/삭제
      연애를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둘은 동시에 병행이 가능합니다. 새 여자를 사귀면서도 옛날 여자를 못 잊는 거죠.
      근데 1000명이나 사귀려면 그걸 수십 단계를 병행해야 합니다. 물론 천명은 뻥일테니까 수십 단계까지는 안 갔겠지만, 그래도 얼마나 기쁘면서 동시에 괴로웠을까요.
  • 잡담 06/09/06 02:23  덧글 수정/삭제
    페닐에틸아민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하면 어떻게 될까요? 사랑의 황홀감을 맛볼수 있을까요?^^:. 연인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도파민중독을 일으키는건 어떤가요? 둘이 즐거운 스킨쉽을 할때 일정량의 도파민을 주사하는겁니다. 그럼 계속해서 스킨쉽을 원하고 지속적 관계를 찾게되겟죠.^^ 물론 호르몬이나 도파민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경우 한가지가 아닌 여러가지 작용을 하기때문에 이런식의 사용은 위험하죠. 하지만 좀더연구가되고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적절한 위치에서 적절하게 사용할수 있다면 이런 응용도 생각할수 있을거 같네요.^^
    • xacdo 06/09/06 14:23  수정/삭제
      적포도주에는 많은 양의 phenylethylamine (PEA)이 포함되어 있으며 PEA은 뇌 속에서 자연 분비되는 내인성 opioid인 amphetamine과 유사한 물질로서 이성으로부터 성적 매력을 느끼게 한다. PEA는 기분을 좋게 하거나 발기를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dopamine을 뇌속에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제 동물 실험에서도 성행위시 dopamine 치가 50%나 증가하거나 최근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성적 흥분상태에서 남녀의 뇌에서 dopamine에 반응하는 중추가 활성화되는 소견이 MR 촬영상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적포도주를 많이 마시는 프랑스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성생활을 많이 즐기는 데는 포도주도 일익을 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http://www.hankyung.com/board/view.php?id=_column_218_1&no=18
      술과 성기능의 관계(3) : 포도주는 술인가, 약인가

      ...많은 범죄영화에 보면 mass amphetamine(히로뽕)을 술에 타 먹여서 여자의 사랑을 얻죠.
  • 황진사 06/09/06 05:04  덧글 수정/삭제
    글쎄 인간이 결국 저렇게 생겨먹은건 인간에게 결혼이라는 제도가 어쩌면 잘 맞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우생학적인 관점에서 봐도 일부일처제는 그리 좋지 못하니까요. 역시 인간도 동물인만큼 자유연애가 어쩔수없이 필요하다고보는데.. 남자가 오르가슴이 한번인데 반해 여자가 여러번인것도 결국 같은 맥락 아닌가..
    • xacdo 06/09/06 14:29  수정/삭제
      하지만 사랑에 빠지면 결혼이 하고 싶을껄. 결혼도 결국엔 인간이 만든 거니까.
  • 황진사 06/09/10 03:11  덧글 수정/삭제
    결혼이 사랑에 의해 이루어지기 시작한건 인류의 역사상 아주 최근의 '유행'이라고 봐야지. 적어도 수천년동안 결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었지. 사랑에 빠지면 결혼이 하고싶은것보다 동거가 하고싶다..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여권 신장과 더불어 연예결혼이 '유행'중이지만 결국 연예따로 결혼따로일수밖에 없는거지. 현재의 높은 이혼율이 사랑과 결혼은 좋은 조합이 아니라는것을 너무나도 잘 증명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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