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들 - 스토리
06/10/04 01:38(년/월/일 시:분)
옛날 옛날에 라면을 기가 막히게 잘 끓이는 사내가 있었다.
그는 자기가 끓인 라면이 너무 너무 맛있어서 라면 가게를 차렸다.
그런데 막상 손님의 주문을 받고 라면을 끓이니까, 자기가 끓이는 라면이 너무 너무 맛있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만 그는 라면을 끓이는 족족 자기가 끓인 라면을 다 먹어버리고 말았다.
라면 장사는 둘째치고, 하루에 50그릇씩 라면을 먹다보니 사내의 몸은 디룩디룩 살이 쪘다. 아무리 라면을 안 먹으려고 애를 써봐도, 막상 끓여놓고 보면 너무나 맛있어 보여서 도저히 안 먹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시키면 자기가 끓인 맛이 안 났다.
사내는 어떻게 하면 라면으로 장사를 하면서 라면을 보지 않을 수 있을까 궁리하던 끝에, 라면 공장을 차리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모든 비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자신의 라면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공장이 완성되고 라면이 나오기 시작하자, 사내는 공장에 가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사내의 머리 속에는 라면 공장에 가득한 라면이 자꾸만 떠올랐다. 사내는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사내는 라면 공장에 가고 말았고, 공장에 있는 라면을 한달에 걸쳐서 다 먹어버렸다.
결국 사내는 살이 엄청나게 쪄서 죽고 말았다. 그 이후로 사내가 만든 라면에는, 사내의 업적을 그리는 의미에서 사내의 거대한 몸집을 상징하는 '큰사람'이라는 마크를 새기게 되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먹는 라면이 맛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