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12/08/27 04:47(년/월/일 시:분)
IT 업계 사상, 아니 전 업계를 통틀어 사상 최고의 소송, 빌리언달러 대고소 시대의 첫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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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재판: 배심의 10억 달러 배상 평결의 내역
- 유틸리티 특허
'381 특허: iOS에서의 바운스백 기능
'915 특허: 싱글 핑거 스크롤링 및 투 핑거 줌
'163 특허: 탭-투-줌
- 디자인 특허
D '677 특허: iPhone의 에지-투-에지 유리, 스피커 슬랏 및 디스플레이 보더
D '087 특허: 둥근 코너들과 홈 버튼
D '305 특허: iOS에서 그리드-스타일 아이콘 배열
D '889 특허: iPad의 에지-투-에지 유리, 둥근 코너들 및 좁은 베젤
여기서 '밀어서 잠금해제'를 제외한 거의 모든 특허가 인정되었다. 결국 잡스가 맞았던 거야... 이런 것도 특허가 될 수 있었어.
문제는 엄청난 배상금이 아니라 판매금지다. 애플은 특허 라이선스를 제공할 생각이 전혀 없고, 이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베낀 제품이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랬다. 돈으로 무마? 어림도 없었다. 나는 이것이 다소 무리수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정말로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삼성과 애플은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애플은 어차피 이길 싸움이니 봐줄 생각이 없었고, 삼성은 아마 특허료를 내고 끝나고 싶었겠지만 애플이 안 받겠다고 하니 말이 안 통하지. 판사가 그렇게 수도 없이 대화를 시켰던 것도 상황이 애플에 너무 유리해서 삼성을 좀 봐주려고 한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애플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마침 MS는 애플과 크로스 라이선싱을 맺었기 때문에, 오히려 안드로이드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 애플이 MS와 협상은 한 건, 윈도우 폰이 잡스가 생각하는 만큼 쿨하지 않고, 덜 베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news&wr_id=1470927
애플: iPhone과 iPad 디자인 특허들, 반 복제 조항과 함께 MS에 크로스 라이센싱 체결
앞으로 예측.
1. 애플은 삼성 이외에 LG, HTC, 모토로라, 구글 등을 계속 고소할 것인가?
- 아마도 그렇겠지만 삼성만큼 압승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왜냐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갤럭시S만큼 아이폰하고 비슷하게 나온게 드물기 때문이다.
2. 삼성은 망할까?
- 그럴리는 없지만 당분간 심한 타격은 받을 것이다. 신제품 갤럭시S3를 제외한 거의 전 기종이 판매금지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S3가 남았으니 망정이지.
3. 안드로이드는 어떡하지?
- 이게 제일 걱정이다. 폰 디자인이야 그렇다 쳐도, UI 제스처 특허는 회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MS처럼 라이선싱을 걸어줄리도 없으니 어떻게는 회피해야 할텐데, 방법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만큼 투박해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바운스백은 이미 회피했고, 핀치-투-줌(투 핑거 줌)은 아이유 선전에 나왔듯이 두 손을 들고 위아래로 올리는 식? 아니면 길게 누른 후에 위아래로 스크롤? 이런 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고. 스크롤링은 그냥 좀 더 투박하게 바꿔야 겠고, 탭-투-줌은 없애야겠고...
그나마 다행인 건 이게 UI 제스처 관련이라, 즉 껍데기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핵심 아키텍처에는 전혀 손상이 안 간다는 것이다. 오라클 자바 소송을 이겨놨으니 망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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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플이 삼성을 제소한 특허들 대부분이 코어 안드로이드 OS와 관련되지 않아
하여튼 이번 건들은 각 폰 제조사들이 펌웨어 업데이트로 안드로이드 쉘 단을 조금만 건드리면 되는 것들이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겠지만, 어찌됐건 아이폰의 우아함을 베꼈던 것은 상당부분 걷어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