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출판
12/09/05 06:36(년/월/일 시:분)
트위터 스님으로 유명한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었다.
"안철수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무척이나 당연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이라, 나는 한 2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렇게 책을 빨리 읽은 건 소설 "아버지"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책의 감상은, 나는 너무나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해온 것들이라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것들인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소한 인생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내가 얼마나 잘 살고 있나 느꼈다. 나는 그냥 하고 싶은 걸 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내 삶의 안락함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굳이 행복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다. 행복함이란 내겐 밥을 먹으면 배가 부른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다.
어찌됐건, 파페포포 메모리즈 만큼이나 평범한 책인데, 삽화만큼은 이상하게 기괴했다. 트위터 잠언을 담은 명상서적이니 잔잔하고 평화로운 그림을 고른 것 같은데, 이상하게 내 눈에는 징그럽게 뒤틀려 보였다. 선이 지나치게 정돈되어, 강박증이 있는 것 같았다. 예전에 유행했던 "정신병자가 그린 그림" 같았다.
http://blog.naver.com/wendychung76/120164189277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글 혜민 스님/그림 우장현
http://blog.naver.com/shyaggal/130011976133
정신병자가 그린 그림
특히 나뭇가지가 잔뜩 달린 나무는 이상할 정도로 불길하게 보였다. 실제 나무가 저렇게 생기지도 않았을 뿐더러, 나뭇잎도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를 너무 일정한 굵기로 정돈되게 그린 것이, 예전에 봤던 아래 그림 같았다.
http://xacdo.net/tt/index.php?pl=1120
지슬라브 백진스키 1999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