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솔로몬의 반지'를 읽으면서, 그 전에 읽었던 '은밀한 몸', '음란과 폭력'과 연관이 되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남성보다 대우가 나쁘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여성은 사회적 관습적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그래서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제공받기 위한 사회운동이 페미니즘이다. 그래서 강인한 여성상을 내세우고, 여성이 특히 요염한 태도로 '소극적인 복종'을 표현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위의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남성성 여성성이 사실은 상당 부분 태생적이고, 사회적 문화적으로 학습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위적으로 벗어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사회적 문화적인 부분의 상당 부분또한 태생적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것.
한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 선배는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면서 여성에 대한 대우를 언급했다. 회사일을 하다 보면 야근도 자주 생기고, 특히 프리젠테이션 준비떄는 철야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여자 사원들은 '집에서 엄하다'는 이유 등을 대며 야근이나 철야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남자만큼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없어서 일을 배우려는 의욕도 없고. 그래서 남자만큼 대우를 해 줄수가 없다고 한다. 물론 남자만큼 하는 여사원은 그만큼 대우를 해 준다고 하지.
여성 사원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밤에 치한도 있고 하니까 야근도 철야도 못한다. 그리고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있고 임신하면 휴가도 내야 한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여자라서 그런 거니까 봉급은 똑같이 달라. 이런 상당부분 자기중심적인 핑계가 페미니즘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야근도 잘 하고, 결혼 후에도 회사 계속 다니고, 임신휴가의 빈자리를 추가 근무로 채우는 여사원이 있다면, 그 사람을 남자 수준의 대우를 안 해줄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 이것도 선배가 다닌 회사가 요즘회사라서 그런 거겠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자면, 지금의 페미니즘은 너무 과장되어 있다고 본다. 사회적 문화적 관습의 탈피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남성성 여성성의 상당 부분은 그 대우와는 상관없이 자연적으로 얻어진 것으로 보는데. 반 정도는 환상에 불과한 남성상이나 여성상까지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물론 페미니즘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페미니즘은 거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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