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골동양과자점 3권 중에서 따라그림)
요즘엔 바디라인을 그리는 재미에 빠져있다.
특히 목과 쇄골 부위가 재밌는데, 사람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엄청 다르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가만히 사람들 목과 쇄골을 보면 참 별 사람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난 여성향 만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뼈와 관절 위주로 그리게 되는 것 같다. 내 동생 말로는 근육 위주로 그리면 둥글둥글해서 그리기 편하다고 하던데. 실제로 그렇더군. 뼈와 관절을 근육으로 덮어버리면 굳이 묘사할 필요가 없어서 금방금방 그려지니 -_-
재미있는건, 관절은 실수다 싶을 정도로 툭 튀어나와도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봐도 미형의 체형보다는 뭔가 하나씩 이상이 있는듯한 체형이 많다. 그런 이유로 맘껏 과장을 하고 있다. 그림에서 중요한 건 정확한 묘사보다는 과장과 생략에 있다고 생각한다.
'잘 그리는 그림'이 딱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은,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막막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쵸빗츠 마지막에도 이런 얘기가 나오지. 행복이라는 말이 모호한 것은, 그만큼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ps. 여담으로 바디라인이란, 몸(body)의 외곽선(outline)을 그리는 것이다. 우리 눈은 평소에 너무도 인체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외곽선을 그려주는 것 만으로 나머지를 알아서 조합해 인체로 인식한다. 그런 이유로 바디라인은 실제 평범한 인체를 가지고 그려야 한다. 그래야 어느 수준까지 과장하고 생략해도 인체로 인식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 미형의 조각상이나 2D의 그림을 보는건 편법이라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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