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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강대강 대치에서 출구 전략

14/01/06 14:43(년/월/일 시:분)

"보이지 않는 손"이 개인의 탐욕을 다 합치면 사회적으로 반대로 공익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게임 이론"은 각 개인이 선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 해도, 다 합치면 반대로 사회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최악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게임 이론을 아주 단순히 여당과 야당이 매파일 것이냐 비둘기파일 것이냐를 가지고 싸우는 경우로 생각해보면, 진심이야 어찌됬건 일단은 강하게 나가보는 것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1. 내가 약하게 나갔는데 상대방이 약하게 나올 경우 : 잘 모르겠다
2. 내가 약하게 나갔는데 상대방이 강하게 나올 경우 : 진다
-> 내가 약하게 나가면 지거나 잘 모르겠다.

3. 내가 강하게 나갔는데 상대방이 약하게 나올 경우 : 이긴다
4. 내가 강하게 나갔는데 상대방이 강하게 나올 경우 : 잘 모르겠다
-> 내가 강하게 나가면 이기거나 잘 모르겠다.

그러므로 일단은 강하게 나가보는게 이길 확률이 높다.


문제는 위의 4가지 경우에서 4번이다. 1번은 약대약이니까 충돌해도 피해가 크지 않고, 2번이나 3번은 지거나 이기는 것으로 끝나버린다. 그런데 4번은 강대강 충돌로, 서로 이기지도 지지도 못하면서 큰 피해를 준다.

그러므로 강대강 대치를 생각하여 출구 전략을 짜야 한다. 사자나 호랑이같은 사나운 맹수들이, 다람쥐 같은 약한 동물들보다 자기네들끼리 싸우다 죽는 경우가 오히려 더 적다. 힘이 너무 세기 때문에, 싸우다 죽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알아서 조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싸우다가 안될 것 같으면 바닥에 누워서 배를 보인다거나 하는 식으로 무방비한 상태를 보이면 상대방도 폭력을 멈추고, 서열을 결정한 후 더 이상은 건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쪼그만 동물들이 자기 힘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죽어라 싸우다가 죽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어렸을 때, 남자애들이 동네에서 서로 치고박고 싸우다가도 코피가 나면 무조건 싸움을 멈췄던 것처럼, 싸움이 어느 한도를 벗어나면 그쪽이 진 것으로 치고 싸움을 멈출 룰을 미리 만들어놓아야 한다. 특히나 사회나 국가가 성숙하고 막강한 권력을 가질 수록, 예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까지 신중하게 미리 생각을 해 놓아야 한다.


물론 싸움에서 지는 것은 무척이나 치욕스러운 일이나, 자존심을 떠나서 일단은 생명을 부지하며, 혹은 생명에 준하는 인생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앞가림도 잘 하면서 몸보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시대가 어떻게 돌아가건 일단은 살아남아야 나중에 뭐라도 해볼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최선의 출구전략은 무엇인가? 싸울때 싸우더라도 상대방에게 끝까지 품위를 지키며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져서 물러날때도 상대방이 이긴 것을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가치 중에서 나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명분으로 삼아 물러나는 것이다. 그래야 지더라도 깔끔하고, 이긴 쪽도 뒷맛이 좋다.

물론 어차피 나중에 빠질거니까 적당히 흔들다가 물러나면 정말로 물러터진거고, 스스로의 공격력을 떨어트릴 것이다. 싸울땐 정말 끝까지 인생을 걸고 싸워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싸울때도 적어도 예를 갖추면 나중에 이기던 지던 훌륭하게 링에서 내려올 수 있다. 그것이 최소한의 인생의 앞가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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