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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HDTV 경험담

06/03/11 00:43(년/월/일 시:분)

알아보니 TV 수신카드가 의외로 쌌다. 제일 싼건 3만원. 그것도 리모콘 포함해서.

이렇게 따지면 그냥 TV를 사는 것보다 싸잖아? 중고 TV도 5-6만원이면 사는데. 마침 서울에서 자취할 생각을 하던 나에게 TV 수신카드는 좋은 선택이었다.

그런데 상품 목록을 쭉- 보다보니, 옆에 HDTV 수신카드가 6만원밖에 안 하는 것이었다. HDTV가 뭐지? 잘은 모르겠지만 좋은 것 같은데. 가격 차이도 얼마 안 나니까 이걸로 사 볼까.

여기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냥 HDTV 수신카드를 설치하고, 벽에 있는 TV 안테나 케이블에 연결하면 그냥 잘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안 나오는 것이다. 수신률을 검사해봤더니 0%. 아날로그 방송만 나오는 정도였다.

거기다가 TV 수신카드의 가격차이가 왜 있나 싶었더니, 아날로그 방송의 수신 품질 때문이었다. 싼 건 화질이 나쁘고, 비싼 건 화질이 좋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은 가격과 상관없이 똑같은 화질을 내잖아. 그걸 기대하고 싼거로 샀는데 전혀 안 잡힐 줄이야.

그래서 HDTV 커뮤니티를 뒤져 본 결과, 안테나를 사면 좀 나아질거란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큰맘먹고 4만 5천원짜리 스펙트럼 실내안테나(실외겸용)를 샀다. 그러나 수신률은 0%에서 15~20%로 높아졌을 뿐이었다. 물론 안테나 성능이 뛰어난 건 사실이겠으나, TV를 보려면 적어도 60~80%의 수신률이 확보가 되어야 한다.

왜 중고장터에 실내안테나 매물이 유독 많았나 싶었더니, 나같은 사람이 많았던 거구만.

그렇다면 안테나를 더 좋은 걸로 사면 괜찮을까? 좀 더 본격적으로 UHF 실외안테나를 사볼까 생각하던 차에, 그래봤자 20~30%밖에 수신률이 안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아파트 단지를 눈에 불을 켜며 돌아다녔더니, 아니 이럴수가 UHF 실외안테나를 설치한 집이 딱 하나 있는 것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서 물어볼까 살짝 고민하다가, 그래도 뭔가 선물을 사서 가는게 낫겠지 싶어 내일로 미뤘다.

그런데 다음날. 그 집에 안테나가 없어져 있었다. 아마도 수신률이 좋지 않아 떼버린 모양이다. 역시, 내가 사는 경기도 구리시 교문2동 덕현아파트에서 HDTV 수신은 불가능한가.

하긴 예전부터 내가 사는 지역은 난시청 지역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대대로 케이블TV(유선방송)을 보다가 최근에 SkyLife로 바꿨지. 그런데 케이블은 아날로그 말고 HD도 재전송을 해준단 말이야! 굳이 SkyLife로 바꾸지 않았으면 그냥 HD 방송을 볼 수도 있었을텐데. 아 아까워라. 내가 군대만 안 갔어도 말리는 건데.

그래서 SkyLife를 해지하고 케이블을 신청하자고 말을 해봤으나 먹히질 않았다. 아버지께서는 1600원 내고 영화보는 PPV에 너무 맛을 들였다. 한달에 두세편씩 리모콘 버튼만 누르면 비디오가게 가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서비스에 익숙해져 버려서. 흑.

그렇다면 SkyLife도 보고 케이블도 보고, 두개 다 보자! ...역시 안 통했다.

이때 내가 든 생각은 우리집 TV가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삼성 LCD TV, 그것도 무려 40인치. 이 비싼 450만원짜리 TV를 집에 놓고 그냥 SD급 화질에 불과한 스카이라이프를 보고 있다니. 하드웨어는 좋은데 소프트웨어가 못 따라가잖아. 그래서 어떻게든, 이 좋은 TV에서 HD급 영상을 돌려보고 싶었다.

HD급 - 1920x1080
SD급 - 720x480
일반 아날로그 (CIF) - 352x288

참고로 우리집 삼성 파브 해상도 - 1366x768
...SD급도 아닌 것이 HD급도 아닌 것이, 짝퉁이라 부르기엔 아깝고. 준 HD급.
TV살때 준 HD급인지 진짜 HD급인지 꼭 확인하자. 둘의 차이는 크다.

그러던 차에 아파트 부녀회에서, 아파트에 HDTV 공청기를 달자는 얘기가 나왔다. 기존 아날로그 TV 회선을 공사해서 HD급으로 바꾸는 건데, 이게 보통 아파트 한 동에 수백만원, 많게는 천만원까지 공사 비용이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어떻게 의결은 됐는데 공사를 할 생각을 안 한다. 제길..

거기다 덤으로 이번 학기 서울에서 자취하는 계획도 무산되고. 집에서 통학하게 되었다. 혹시 서울에서 자취하면 실내안테나라도 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흑


결론

- 여러분이 어디 클박이나 XX디스크 같은 공유 사이트에서, HD급 화질도 된 영상을 받아본다면, 아마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눈이 뒤집힐 정도로 화질이 좋다는 걸 확 느낄 것이다. 어제로 60을 넘기신 우리 아버지같은 나이 많이 드신 분들도 느낄껄.
그 정도로 HDTV의 화질은 숨 넘어갈 정도로 뛰어나다.

- 문제는 수신률이다. 나같이 난시청 지역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보라는 거야. 물론 케이블을 신청하면 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업자의 경우 HDTV 재전송료를 따로 내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큐릭스.

큐릭스는 서울 강북지역 케이블 재전송 업체로, 최근들어 디지털 케이블 방송이라는 좀 말도 안되는 서비스를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을 SD급으로 재전송하는, 즉 스카이라이프를 위성이 아니라 케이블로 전송하는 형태인데, 이것 때문에 셋톱박스도 사야 하고 다른 케이블보다 값도 더 받는다.

결정적으로 이것 때문에 HDTV를 보는 사람들은 골치가 아프다. 왜냐하면 큐릭스 방식과 HDTV 방식은 서로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셋톱박스를 두개씩 놓고 써야 하는 데다가, 케이블도 두개를 끌어와야 한다.

뭐 이런 쓸데없는 서비스 때문에, 기껏해야 유선방송 주제에 코스닥에 상장할 정도로 성장하긴 했지만. 앞으로 2010년까지 모든 방송을 HD급으로 전송하도록 바뀔텐데, 그 사이에 호환성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괜히 HDTV 쪽에 라이센스 비용 안 내려고 자체 코덱을 개발한 건 좋지만, 그보다 더 큰 호환성을 놓치다니.

- 하여간 HDTV는 여러모로 대세기 때문에, 앞으로 TV를 구입하거나 TV 수신카드를 구입한다면 반드시 HDTV급으로 사기 바란다. 하지만 일반 안테나로 수신할 환경이 갖춰진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케이블 신청할 각오 정도는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그리고 PC에서 볼 경우, 그냥 가격만 보고 맞춘 보급형 PC에서는 무진장 끊길 수 있다. 최소한 그래픽카드에서 동영상 가속 기능(DxVA) 정도는 지원하는지 확인하자.

http://www.xacdo.net/tt/rserver.php?mode=tb&sl=128

  • cirrus 06/03/11 01:04  덧글 수정/삭제
    전에 아버지랑 캠코더 사러 갔는데 저는 강력하게 HDV(HD급 캠코더)를 사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놈이 좀 큽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작은 일반 캠코더를 구입하실려고 했는데 매장에 가서 HDTV에 두 캠코더 물려놓고 비교를 해보니까

    아버지 말씀이 도저히 일반 캠코더는 화질이 안좋아서 살 마음이 뚝 떨어진다...고 하실 정도였습니다;
    • xacdo 06/03/11 01:21  수정/삭제
      아날로그와 SD급까지는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약간 깔끔하고 날카로운 정도), SD급과 HD급은 차이가 확실하죠(한번 맛들이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정도).
      와 그나저나 HD급 캠코더라니. 편집하려면 하드웨어 엄청 타겠네요. 잘 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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