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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휴대폰 MP3 들으면 힘이 빠진다?

06/04/18 10:01(년/월/일 시:분)

2006년 4월 15일자 KBS 스펀지


힘 센 사람도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으](하)면 팔이 내려간다

지난 15일자 KBS 스펀지에 나온 내용이다. 헬스클럽이 아니라 막노동해서 만든 근육처럼 보이는 KCM이 나와서 휴대폰 음악을 듣기 전과 후의 근력도 측정해보고, 그 다음 기타 연주를 듣고 나서 다시 근력 측정을 해보기도 했다. 원투, 제시카, 그 외에는 KBS 전속 개그맨들이 나와서 빈 자리를 메꿨다. 뭐 그거야 그렇다 치고.

그랬더니 놀랍게도, 휴대폰 MP3 음악을 듣고 난 후 근력이 떨어졌고, 기타 연주를 들려주자 다시 근력이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즉 디지털 음악은 근력을 약화시키고, 아날로그 음악은 원래대로 회복시킨다는 것이다.

사실 이 내용은 지난번 대구 MBC에서 다큐멘터리로 해준 바 있다. 나는 그때 발끈해서 아래와 같은 글을 쓰기도 했다.

http://www.xacdo.net/tt/index.php?pl=108
디지털 음악은 몸에 해로운가?

http://blog.naver.com/mebitec/120023657684
[화제의 다큐] 대구 MBC 창사특집 2부작 - 생명의 소리, 아날로그

나는 그때 다큐멘터리에서 했던 실험의 헛점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반론을 제기했는데, 이번 KBS 스펀지를 보고는 할 말이 없어졌다. 왜냐하면 KBS는 MBC가 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험 대상을 연예인으로 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실험은 간단하면서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었다. 실은 나도 납득해버렸다.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604/h2006041809312675670.htm
[한국일보] 'MP3 악영향' 실험방송에 시청자 문의 빗발

존 다이아몬드 박사의 삼각근 근력 측정법. 스펀지에서 했던게 이 방법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MP3를 비롯한 디지털 음악은 몸에 나쁠까? 이건 상당히 불쾌한 얘기다. 왜냐하면 우리는 대부분의 음향을 디지털로 듣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여러분도 아날로그 음악을 과연 얼마나 듣는가 따져보자. 턴테이블을 들고 다닐 것인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아날로그 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는 음향장비를 따져봐도 그렇다. 비싼 아날로그 장비와 달리, 디지털로 하면 훨씬 고품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대부분의 음향장비는 디지털로 되어 있다. 아날로그 악기를 쓰더라도 녹음 과정에서 디지털 믹싱과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CD나 DAT라는 디지털 매체에 저장되기 때문에, 설령 LP나 테이프를 듣는다 해도 요즘에 나온 거라면 대부분 디지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진정한 아날로그로 볼 수 없다.

또한 라디오 방송에서도 MP3 라이브러리를 컴퓨터로 검색해서 트는 지경에, TV도 DMB나 HDTV다 디지털로 넘어가고,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이 블로그도 디지털이다. 이 시대에 디지털 음악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이미 국내에는 LP판을 생산하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설령 LP판을 듣더라도, 파형이 부드럽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 끔찍한 음질과 심한 잡음에 좌절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음악이 몸에 해롭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현대문명의 저주로 들린다. 몸에 나쁜 것인데도 불구하고 절대 피할 수 없다. 마치 서울의 더러운 공기처럼, 누구나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이마셔야만 한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아 우울해



하지만 한가지 희망은, 최고급 디지털 음원인 SACD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아날로그 LP판과 마찬가지로 근력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SACD는 이름부터가 수퍼인 Super Audio CD로, DVD 용량에 음악을 담는 기술 중 하나이다. PCM 대신 DSD이라는 1bit 양자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일부 디지털 앰프에서도 이 기술을 채용하여 아날로그의 따뜻한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SACD logo. 로고부터 비싸보인다.

문제는 이 방식을 사용하면 CD 한장 분량인 74분에 4.7G라는 무시무시한 용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팟 30G짜리에도 6장밖에 못 넣는다. 거기다 SACD 플레이어는 좀 괜찮다 싶으면 100만원을 가볍게 호가한다.

http://www.smr-home-theatre.org/surround2002/technology/page_07.shtml
SACD to DVD-Audio Comparison (by Philips)
소니-필립스 진영에서 DSD 양자화 기술이 PCM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한 자료.



결론. 품질이 낮은 음악은 일시적으로 근력을 떨어트린다. 또한 디지털이던 아날로그던, 음악의 품질만 높으면 몸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높은 품질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아날로그던 디지털이던 비싼 장비가 필요하다.

건강하는데도 돈이 든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 또 우울해졌어

흑흑

ㅜㅜ

http://www.xacdo.net/tt/rserver.php?mode=tb&sl=226

  • 제목: 디지털 음악은 몸에 해로운가?
    Tracked from 작도닷넷 06/04/18 10:01 삭제
    http://www.dgmbc.com/ 대구MBC 창사특집 '생명의 소리 - 아날로그'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디지털 음악의 유해성을 검증한다. 아날로그 음악이 다시 각광받고 있는 해외 선진국..
  • 코프 06/04/18 10:43  덧글 수정/삭제
    컴퓨터로 음악 틀고 있으면 졸렸던게 저것 때문인가 [...]
    그나저나 SACD 는 소장하고파 [...]
    • xacdo 06/04/18 18:12  수정/삭제
      대부분의 음악이 SACD로 발매된다면 사겠지만, 아직은 그리 대중화된 매체가 아니라 그리 끌리지는 않습니다.
  • 태공 06/04/18 11:03  덧글 수정/삭제
    현대에 건강을 관리하려면 돈과 시간이 너무 든다.
    결과적으로 가장 건강을 챙겨야할 젊은때엔 못챙기고 나이먹어 삭아빠지고서야 건강을 챙기게 되는것같다

    근데 생음악들어본지 언제적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듣고싶어라
    • xacdo 06/04/18 18:15  수정/삭제
      나는 그래서 젊은 시절부터 건강을 지키려고 일부러 공부도 덜 하고 그러는데. 근데 이러면 돈을 못 벌어서 늙어서는 건강을 못 지키려나...;;

      가장 싸게 생음악을 듣는 방법은 스스로 음악을 하는 것. 나는 매일 생음악을 듣는다.
  • JWC 06/04/18 12:51  덧글 수정/삭제
    들으면 힘이 난다는 노래도 MP3도 들으면 힘이 빠지나 보군요 (...)
    • xacdo 06/04/18 18:19  수정/삭제
      스펀지의 실험에서는 '힘내라 힘' 같은 행진곡도 MP3로 들으면 똑같이 힘이 빠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면 자신의 목소리로 좋아하는 걸 말하면 굳이 음악이 아니더라도 근력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 둘을 동시에 하면 상쇄가 되지 않고 근력이 떨어집니다.
      나쁜쪽으로 수렴하다니, 좌절스런 결론이죠.
  • 흑백 06/04/18 13:20  덧글 수정/삭제
    언젠가 SACD라는 게 싸지기를 기다리지요-_-/
    그나저나 mp3를 귀에 달고 다니는 저는 대략OTL
    • xacdo 06/04/18 18:21  수정/삭제
      그러게요. 저도 이미 모든 음악을 MP3로 듣고 있는데 말이죠.
      SACD는 애초에 high-end 급으로 나온 기술이라, 앞으로도 별로 싸지지 않을 겁니다. 포터블 기기가 나오는 정도는 기대해볼 수 있겠군요.
  • 사케아르 06/04/18 13:44  덧글 수정/삭제
    본래 소리에 가까울 수록 음질이 높다고 하죠.
    어차피 MP3는 '녹음'이란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주위의 작은 잡음마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음질과 관련이 깊다면 MP3를 듣고 힘이 빠진다는 것은 일리는 있는 말입니다. 몸에 나쁘다는 것은 너무 과장한 것이군요...
    • xacdo 06/04/18 18:31  수정/삭제
      그건 아니죠. 물론 똑같은 음을 MP3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파형이 날카로워지며 약간의 디지털 노이즈가 첨가되기는 하지만, LP의 자글거리는 잡음이나 카세트 테이프의 치- 하는 잡음에 비하면 매우 작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음의 품질은 신호 대 잡음비나 본래 음의 구현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본래 파형의 아날로그적 '부드러움'을 얼마나 손상시키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LP의 품질이 SACD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거죠.
      그리고 근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사소한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그래도 몸에 나쁜건 나쁜거죠.
  • 평범 06/04/18 14:47  덧글 수정/삭제
    두번째 기사중에 "...LP음질에 가장 근접한 SACD..."

    ?! LP < TAPE < CD < SACD 아니었습니까??
    갑자기 혼란이 오네
    • xacdo 06/04/18 18:33  수정/삭제
      여기서 말하는 음의 품질은, 본래 파형의 '부드러움'을 얼마나 손상하지 않고 구현하는가 하는 거니까.
      LP=SACD>CD>MP3 순이지.
    • 평범 06/04/18 18:39  수정/삭제
      아항/
      그나저나 이것참..
      이제LP를 구매해야 하는 것인가! ㄷㄷㄷ

      핑크 플로이드의 Dark Side of The Moon이 제가 본 SACD로는 유일하군요..;
    • xacdo 06/04/18 18:54  수정/삭제
      이 밤중에 안 자고 뭐하는겨.. 난 천둥 소리에 일어났지만.
      LP도 SACD도 대안이 아니다. 거기다 난 테크노의 날카로운 디지털 사운드를 좋아한다고. MP3P의 편리함을 포기할 수도 없어. 그저 몸에 나쁘다는 걸 자각하고 들어야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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